사는 이야기

첫번째 해외 컨설팅-인도네시아.

Terry Cho 2009. 9. 18. 11:36
지난주에 인도네시아의 통신회사 프로젝트에 컨설팅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SKT나 KT 정도의 회사입니다.

가서 편도선염에 각막염까지 걸려서 정말 고생 많이 하고 왔습니다. 건강 상태만 좋았다면 좀더 많은 경험을 했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프로젝트는 SDP(Service Delivery Platform)이라는 통신회사 플랫폼을 만드는 프로젝트였습니다. SMS,MMS,VoIP,IPTV와 같은 여러 통신 플랫폼이 프로토콜에 따라 각각 개발 되기 때문에 연계나 재사용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를 Abstract해서 SOA같은 개방된 플랫폼을 구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해외에서는 상당히 유행인 플랫폼입니다.

프로젝트 상황은 시작한지 1년이 지났는데, 구현하기로한 22개의 모듈중 4개만 개발이 진행된 상태고 나머지 18개 모듈은 요구 사항 문서조차 제대로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 상태에서 고객사 (Telco회사)에서 제가 다니는 회사를 통해서 현재 프로젝트의 상태와 GAP에 대해서 진단을 하고 향후 방향에 대해서 판단하는 컨설팅이었습니다. 결론 부터 이야기 하면 다 뒤집어 없고, 개발사 잘라내고 제가 다니는 컨설팅회사에서 Fixed Price로 다시 재구축하도록 하는 시나리오입니다 :)

2달간의 평가 작업이 진행되는데 그중에 1주일을 도움을 주러 갔었습니다. 제가 맏은 부분은 Project Assessment로 현재 프로젝트 상황 파악, 개발사의 기술력 판단, GAP 분석등이었습니다.

사실 가기전에는 첫번째 해외에서 하는 컨설팅이라 걱정도 되긴했지만 사실 긴장은 되지 않더군요. 지금까지 Local에서도 외국인과 프로젝트를 해본 경험들이 도움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영어도 썩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기술적인 대화는 틀리니까요. (참고로. 저는 미드를 자막없이 볼 실력은 안됩니다. 그렇지만 기술 토론이나 기술 문서 작성, 기술 PT등은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무리가 없습니다. 사실 매우 신기합니다. -_- )

갔다와서 느낀점을 한마디로 이야기 하라면
한국이랑 똑같다.
입니다.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요. 하나씩 설명해보도록 하지요.

첫번째 고객에 대해서
국내에서도 비일비재한일인데.. 고객이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모릅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잘 모릅니다.그래서 이탈리아의 통신회사를 통해서 컨설팅을 받기도 하고 했지만 정확한 비지니스 모델이나 무엇을 해야 하겠다는 것은 모르고,"이 사이트 처럼 해주세요.." "다른 사이트들은 어떻게 하셨나요? 경험에 기반에서 요구사항을 만들어주세요.." 이렇습니다.
 공통적인 고객의 문제 같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예전에도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고객이 이런형태 같습니다. 단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정확히 모른다. 그러나 제시한 기능이나 요건이 틀린지 맞는지는 확실하게 안다."입니다. 그래서 프로토타입핑이나, 비지니스 아키텍쳐 (비지니스 플로우나 유스케이스)를 통해서 요구사항 분석 작업의 시점을 마련하는게 중요합니다.
 
두번째 개발사와 개발자들에 대해서..
했던일중의 하나가 개발사의 능력을 측정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개발자들과 담당회사 임원들과 인터뷰를 많이햇습니다. 트렌드는 비슷하더군요. 거기서도 Hudson,Emma,JUnit 쓰는걸 보았고, Spring,Hibernate등을 쓰고 있습니다. 트렌드는 다르지 않습니다. 쓰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쓰는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개발자간의 능력차이가 큰것도 비슷합니다. 젊은이들이 늦게까지 야근하는것도 비슷하더군요. 단 차이점이 하나 있다면, 한국 개발자들이 훨씬 더 적극적인 느낌(?)입니다. 그리고 저를 많이 경계하는건지 아니면 문화 차이인지.."소스코드"와 "프로세스문서"등을 요구했더니 보안때문에 메니져 승인 받아와야 한답니다. 메니져한테 이야기하라더군요... 시간이 짧아서 그냥 니 모니터 같이 보자고하고 검토했습니다. 핑계가 좀 많은것 같기도 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키텍트와 개발자간의 고질적인 문제.. 이들이 이야기 하는 것은 "디테일 디자인이 안넘어와서 개발을 못했다." 입니다. 그리고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보냈는데 아직 답이 안왔다.." 이 두가지가 가장 큰 문제더군요.
 사실 한국의 경우 큰 그림만 나오면 상세 요구 사항 분석이나 디테일 디자인은 개발팀에서 전담해서 진행합니다. 그런데 여기는 기다리고 세월아 내월아하더군요... 그리고 한국의 경우 몬가 기술적으로 막히면 찾아보고 테스트해보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많은데.. 여기는 "벤더에 물어봤다..." 입니다. 여기서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더군요.
 비단 그팀의 문제인지 아니면 그 나라의 문화 차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는 한국 개발자를 훨씬 높이 평가할만 합니다.

 그리고 근무환경중 재미있는것중의 하나는
우리로 치면 보통 회의할때 쓰는 동그란 원탁(4명이 앉아서 보통 차마시는)에 개발자 4명이 노트북 올려놓고 다닥다닥 앉아서 개발합니다. 책하나 올려놓을 공간이 없더군요. 반대로 갑은 책상 하나씩 차지하고 나쁘지 않은 환경에서 일합니다. 그런것 보면 한국 근무환경(적어도 책상)은 인도네이사보다 좋습니다. :)

세번째 벤더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벤더에 대해서 입니다. 놀란것중에 하나가 벤더에 대한 Reputation이 상당히 좋더군요. 벤더 컨설턴트에 대한 믿음이나 신뢰도가 높더군요. (그래서인가 옆에 동료가 계속 헛소리? 를 해대는데도 아주 진지하게 질문에 답하더군요.)
 우리나라도 80년대에 벤더에 대한 신뢰가 높았던것 처럼 인도네시아의 IT 문화의 성숙도가 낮아서일 수 도 있고, 아니면 진짜 벤더 컨설턴트들의 실력이 좋아서일수도 있습니다.
 저랑 같이 일하는 로컬 컨설턴트의 소속이 ASEAN입니다. 아시아에서 중국,일본,한국,호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동남아,싱가폴)등을 커버하는 조직인데.. 말레이시아 컨설턴트입니다. 실력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만 똑똑하더군요. 문제에 접근하는 능력이나 이해 능력등은 탁월합니다. 예전 B社에서 있을때 중국 사무실을 방문했더니, 다들 외국 유학파, 아니면 중국 1,2위 대학 출신이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수재들이지요. 어렸을때부터 천재 소리 듣고 자라고, 전교 1등,전국1등만 하던 친구들이 모인 흔히 말하는 엄친아들입니다. 그만큼 똑똑한 친구들이 벤더에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은? 사실 아이社나 액社 베社 에이취社등의 컨설턴트들과 같이 일을 해봤지만, 받는 대우도 그리 좋은거 같지 않고 능력이나 국내에서의 위상도 그다지 높지 않은것 같습니다. 약간 부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주저리주저리 짧게 나마 첫번째 해외 컨설팅 경험담을 정리해봤습니다
어제 또 인도네시아에서 CALL이 왔네요... 요건 수집은 로컬 컨설턴트가 어느정도 해가고 정리 및 방법론때문에 이번달말에 또 가야될것 같습니다 그때 또 후기 올리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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