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40대에 다시 도전을 시작합니다.

Terry Cho 2015. 5. 12. 10:09

40대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1990년대의 벤처, 첫 외국 회사 BEA, NHN,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사업, 중간 중간 프리렌서 까지,그리고 대기업까지. 40대에 올때까지 정말 파란만장한 시절은 보낸거 같습니다. 남들이 보면 화려하다고 할 수 있지만 와이프한테 월급도 제대로 못갔다 주고 힘들었던 시절도 많았습니다.


오랜 여행끝에 대기업에 안착을 했습니다. 2년 반이지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마지막이라고 안착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 보려고 결정했습니다. M&A도 해보고, 박사님들 스카웃 할려고 미국 로드 투어도 해보고고, 글로벌 회사에서 치프 아키텍트라는 것도 해봤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설계한 서버 아키텍쳐만 수십개이고, 돌아가는 서버 인스턴스만 몇 백개 같습니다.

그런데 몬가 이상하더군요..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저는 계속 미생이 되가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 대기업도 많이 변하기 위해 노력 하고 있는데… (자율 출퇴근제도 있어요…!!) . 많이 허전하더라구요. 아직은 회사가 변화는 속도가 제가 변하고 싶은 속도를 못 따라 가는거 같더군요. 근데 그전 회사에서는 교육도 받고 트랜드도 배우고 발전했는데, 몬가?? 소모되는 느낌?? 채우고 발전 하는 것 보다 소모되는 느낌있었습니다.


교육은 환경 안전 교육만 기억납니다. 물론~~ 비지니스는 많이 배웠습니다. 그런데 정작 엔지니어링은 그다지 배우지 못한거 같습니다.


여기서 몇가지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대기업의 연봉 체계는 다릅니다. 사원급의 연봉이 보너스를 합치면 왠만한 중소기업 과장 부장급까지 되니까요.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오는 회사가.. 기계적인 일만 시키다가 엔지니어가 됬다가.. 결국은 관리자가 됩니다. 근데 이 관리자는 관리를 배운 사람이 아니라서 관리를 제대로 못할뿐더러. 이 연봉을 다른데서는 받을 수 없으니까는 어떻게든 버틸라고 하니… 기술은 없고. 버티기는 해야겠고. 그래서 이런 조직에서 살아남을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한국 사회는 고용 시장이 유연하지 않기 때문에 그 나이에 나가면 새로운 직업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50대에 코딩하면서 그 월급 받기도 힘들구요. 결과는 정치 세력화 되는 것 밖에 방법이 없거나… 모르면서 쪼는 수 밖에 없겠지요.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 간에도. 많이 바꿀라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바뀌고 있습니다.

(근데 웃기지 않나요? 그렇게 욕을 하면서도 그 회사 갈려고 그렇게 돈쓰고 노력하고 하는게??)

그런데, 저는 제 딸을 그런데 보내기는 아직은!! 싫습니다. 아마 제 딸이 취업을 할때는 바뀌어 있겠지요. 아니면 망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저한테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말합니다. 좋은 대기업에 좋은 포지션을 왜 포기하고 스타트업을 가느냐고… 기득권을 포기하는 건 어려운 일인건 사실입니다. 두달은 고민한거 같은데… 제 은사 분이 말씀 하시더군요. “해도 후회 할것이고. 안해도 후회할것이라고…” 나이 마흔을 넘어서 마지막으로 도전을 해볼까 합니다. 해보고 후회할라고요.


그래서 오늘 부터 옐로모바일의 피키캐스트에 CTO로 조인 합니다. 말도 많은 회사이지만 월 방문자 600만에, 하루 방문자가 150만명인 서비스 입니다.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고 풀어야할 과제도 많지만 그만큼 할것도 많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대기업과 다르게 스타트업은 빠르게 움직여야 생존하고 소유하고 있는 자원도 차이가 납니다. 말 그대로 정글인 환경인데, 기존 환경과는 다르게, 행동 하나하나가 비지니스에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금 더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기존의 엔지니어, 아키텍트의 롤에서 임원으로 역할을 변경하면서, 생각해야하는 주제와 해야하는 일도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낍니다. 40대의 늦은 도전이지만, 아직 젊다고 생각하고 모험을 시작합니다.


2015년 5월 12일

조대협